개두릅이라는 약간 어감이 좋지 않은 산나물이 있습니다.
이름이 주는 느낌이 어쩐지 촌스럽지요.
참두릅보다는 맛이 좀 못한 것도 같고,
어쩐지 남이 잘 먹지 않는 산나물인 것 같다.
그러나,
이곳 강릉지방에서는 이 개두릅을 봄나물로 식용한지가 벌써 오래전 일이다.
시내 중심가 보다는 산골일수록 옛 부터 많이 먹었는데,
차츰 시내 사람들이 산촌에 놀러 갔다가,
그 특유의 쌉싸래한 맛에 반해서,
봄만 되면 산골의 친지에게 부탁해서 이 개두릅을 구해서 먹곤 했는데,
점차 그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산에 자연으로 생육하던 개두릅은,
사람들이 이것을 채취해서 시장에 내다 팔 요량으로,
무분별하게 벌목을 하는 바람에,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데,
지난 80년대 초에 강릉시 왕산면의 한 농가에서,
이것을 밭에다가 집단 재배하기에 이르렀고,
오늘날에는 강릉에서만,
약 60ha 이상 농가에서 집단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개두릅이라는 것이 본래 음나무 새순을 개두릅이라고 이르는데,
혹자는 엄나무라고도 합니다만,
엄나무는 음나무의 사투리라고 하네요.
이 놈은,
물이 잘 빠지는 산지에서 잘 자라며,
높이가15m~ 25m까지 자라며,
나무 밑동의 둘레가 2m 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하며,
옛날에는 함지박을 만드는 목재로 많이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자로는 牙木(아목) 또는 海桐(해동) 이라고도 한답니다.
이 나무는 어렸을 적에는 나무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나무를 다루기가 매우 성가시러운데요,
나무가 크게 자라면서 밑동에는 가시가 없어집니다.
얼마 전에 어느 닭백숙 음식점에 갔는데,
간판에 “가시오가피 닭백숙”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한 참 만에 음식이 나왔는데,
아뿔싸,
그 닭백숙에 떡~ 허니 들어있는 놈은 가시오가피가 아니라,
개두릅 나무였던 것이지요.
즉각 주인장을 불러,
“이게 무슨 가시오가피 입니까? 이것은 개두릅 나무 올 씨다”
그랬더니, 주인장 하시는 말씀이,
아 ~글씨 우리는 음식재료를 납품하는 사람이
가시오가피라고 하면서 납품했으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시오가피 닭백숙이라고 광고를 하는 거란다.
앞으로 "다시는 가시오가피라고 하지 마시오.
분명한 허위 광고입니다" 라고 일러 준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강릉에서는 닭백숙을 요리 할 때에는,
빠짐없이 이 개두릅 가지를 잘라서 푹~ 끓입니다.
분명히 뭔가 다른 깊은 맛이 있습니다.
물론 영양가나, 약효도 있을 것입니다.
강릉시에서는 요즈음,
이 강릉개두릅을 지리적표시제를 통하여,
강릉의 대표 특산물로 육성해서,
국내는 물론 세계로 수출해서,
강릉의 맛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키우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강릉의 200여 생산농가가 생산자 단체를 구성하기로 하였는데,
단체구성을 준비하는 준비 위원회 임시 집행부에서는,
재배농가에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과연 이 협회의 본뜻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참여를 해 줄 것인가?
하고 우려도 했었고,
또한,
각 농가에서 피부로 느낄만한 메리트가 없는데,
혹여 회원 가입률이 극히 저조하지나 않을까 해서 노심초사하기도 했는데,
막상 가입신청을 받고보니,
170여 농가가 가입신청을 하고, 가입비 100,000원씩 납부하는 것을 보고,
우리 강릉 개두릅 농가와 생산자 단체구성을 위한,
준비 위원회의 각 마을 작목반장님들의 노고가 매우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강릉개두릅을 명품화하는 첫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협회가 어떤 형태로 진화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집행부의 사명감과 진정성,
그리고 회원 각자의 상품의 품질제고와 도덕성이 담보 된다면,
강릉개두릅은 감히 상상을 할 수 정도로 무한한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음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여기 강릉개두릅생산자협회 창립총회와 관련된 신문기사내용을 올립니다.
“강원도민일보” 2009년9월4일자 기사내용
강릉 개두릅 명품화 나선다
강릉 개두릅의 명품화를 위한 창립총회가 발족, 개두릅의
체계적인 홍보와 판촉이 전개될 전망이다.
3일 강릉시 농업기술센터 강당에서는 농업인 등 170여 농가가 참여하는 강릉 개두릅 생산자협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최근 건강식으로 부상되고 있는 개두릅을 강릉의 신성장 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진 이날 창립총회에는 강릉지역에서
생산되는 개두릅을 상표화하고 대형화,
지리적표시제 단체등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생산자협회는 개두릅의 유통을 위한 시장을 확대,
강릉 개두릅을 전국에 알릴 계획이다.
현재 개두릅의 재배면적은 60ha이며 오는 2012년까지 유휴농지나 산지에 10억여원을 투자, 200ha이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또 오는 2015년 이후부터는 연간 2000여t을 생산, 저장, 유통 및 마켓팅 기법을 도입해 지역의 주력 생산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날 창립총회에 개두릅 생산자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권우태 씨는 “강릉개두릅을 우수한 지리적 특산품으로 보호,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강릉 개두릅의 명품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릉/홍성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