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골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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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골한옥 10-08-02 14:54
잡초제거와의 전쟁. 조회수 : 4,868 | 추천수 : 0

시골 생활이라는것이 본디 벌레, 말벌, 뱀, 날파리, 각가지 곡식해충 등과

씨름하면서 지내는 것이 일상이다.

이 놈들은 만날때마다, 나타날때마다 늘 귀찮고 질겁을 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것도 몇년 지나다보면 익숙해져서 면역이 생기는같다.

벌에 쏘여도 조금 가렵다가는 그만이고,

뱀을보면 옆에 있던 작대기로 두들겨 패거나, 

옆 풀섶으로 슬~슬~ 쫓아버리게 된다.

  

하지만 일년에 겨우 한 두번 시골을 찾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것들과 마주칠때마다 괴성에 혼비백산 하곤 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기도 하지만,

"거 참~ 호들갑도 떨고 있다 "라고 혀를 끌~끌~ 차보기도한다.

 

얼마전 어떤 매스콤에서인가,

요즘 아이들의 알레르기질환이나, 아토피 피부염등이

이런 곤충들과 같이 지낼 기회가 적고,

이것들로부터 수없이 공격을 받고 자연 치유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체내에 체질적으로 면역력이 생겨야 하는데,

이러하지 못해 이런 악성 질환이 만연하는 것이고,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는 "인간이란 자연 속에서 삼라만상과 같이 호흡하고,

거기에서 살아가고있는 모든 생물체와 공존하면서,

스스로 생존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진리가

이해가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건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는것이 있다.

바로 잡초다.

 

이 놈은 뽑아도 뽑아도 한도 끝도 없다.

한 여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밭에 쪼그리고 앉아, 

맨손으로 땅에대면 뜨거워서 데일듯한 열기 속에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되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앉아서 밭을 매다보면,

종아리 근육에 과도한 무리가 가서 근육통이 오기 일쑤이고,

특히나 비닐멀칭을 한 밭에서는 민골이 좁아 발을 교차 할때,

일직선으로 교차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힘이든다.

그러면서 며칠을 고생 고생 하고 밭 한떼기 다 매고나면,

처음 제거했던 밭 끝에서는 또다시 잡초가 그득하다.

저놈의 잡초제거를 하기위해서는,

그 생고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까지 한다.

 

나는

가뜩이나 바쁜 농사철인데,

이장질 한다고 여기 왔다 저기 갔다 하다보니,

잡초제거 시기를 놓쳐서 풀이 한 길이다.

호랑이가 새끼칠 정도이다.

그나마 잠시 시간 나는대로 밭 고랑에 앉아서 풀과 전쟁을 하다보면,

이장 만나러오는 손님들 응대한답시고, 한 두시간씩 빼앗기다보면,

일은 일대로 않되는데다가,

농삿일이라는것이 본디 쉬엄~쉬엄 해야만 하는 것인데,

틈이 날때마다 부지런하게 풀을 매야만 하니, 

무슨 전투하는 형국으로 농사를 짓게돼서, 힘이 두배는 드는것 같고,

 

어떤날은, 

오늘만큼은 마음 먹고 전투복차림으로 새벽 5시부터 밭에나가 풀을 매고 있는데,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어떤 대충 응대할 수 없는 손님이 한시간 내로 온단다.

그러면 하던일 팽개치고,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옷 갈아 입고는 멀뚱멀뚱 기다리고 있어야한다.

그러나 오시기로한 손님은 한 시간 후가 아니라,

두시간쯤 후에나 도착해서는 한 30분 상담하고 가신다.

그러면 다시 전투복으로 갈아 입고 밭으로 나가는데,

일이라는것이 계속해서 쭉~일을 하면 괜찮은데,

샤워하고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가 다시

농사일하는 복장으로 변신을 하고 일을 하려하면, 

이것 또한 귀찮아서 일에 몰두하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올 여름도 잡초와의 전쟁속에서 벌써 내일모레면 입추이다.

 

마을 이장일도 많은데,

능력도 없으면서 거절 결핍증이 있어서,

이것 저것, 이런 저런 직책을 많이 맡다보니,

오라는데도 많고,

무슨 회의도 자주해야하고,

머리 싸 매고 계획서 만들어야 하는것도 많고,

내가 만나야 할 사람, 나를 만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당장에 해야 할 일, 시간을 두고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가하면,

교육 수강도 해야지, 가끔은 강의도 해야지,

참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이것 또한 취미삼아 해야지, 일이라고 생각하면 지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재미는 있다.

 

이장집 밭에는, 

키가 자라지 않는 DNA를 가진 풀이 자랄 수는 없을까?

저 잡초만 없으면 농삿일이 제법 쉬운데.................... 

누가 열심히 연구해서,

저 잡초들의 대다수가 대체의학에서 씌여 질

신약 재료로 재 탄생케 해서,

밭에 있는 잡초를 모두 거두어 갈 수는 없을까요?

이 풀 저 풀이,

"참 좋은데 남자한테 그렇게 좋다는데.............." 라는 광고 문구처럼

이 잡초들이 등장하는 그런날은 없을까요?

아~ 풀매는 것은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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