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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골한옥 10-08-27 0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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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留亭(운류정) 조회수 : 5,430 | 추천수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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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雲 無語漫相留 (백운 무어만상류)
菜根譚 (채근담)에 興逐時來~(흥축시래~)로 시작되는 말인데,
대충 “흰 구름이 말없이 다가와서 여기 머무네!” 정도입니다.
이 채근담에 있는 글귀 중에서, “운류정”이라는 정자 이름을 지었습니다.
얼마 전, 관내 농협지점장을 하고 있는 후배가 소주 한 병을 들고 집으로 찾아 왔습니다. 괜히 너스레를 떨더니, “형님! 부탁 하나 해야겠습니다.” “저기 대기리 안반데기에 마을에서 정자를 하나 멋지게 지었는데, 우리 농협에서 그 정자의 현판을 달아 주기로 했으니, 형님이 좀 써서 각을 해주십시오.”라는 것이다.
아뿔싸, 이 친구가 소주 한 병들고 쭈뼛~쭈뼛~ 찾아온 이유가 그거였구나.
한 여름 땡볕에 농사일은 제쳐두고, 화선지 펴 놓고 벼루 꺼내서 먹 곱게 갈고, 잘 쓰지도 못하는 글씨를 낑낑 거리고 써가지고는, 현판 나무를 구해서 그걸 서각도로 양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보통 고역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내가 “아 이 사람아! 이 한 여름에 무슨 고생을 시키려고 이런 부탁이냐” 라고 했더니, “아니 한 여름에는 좀 쉬시고, 찬바람이 나면 시작하시지요!”하는 것이다.
또 “내 솜씨로는 우리 집에다 써 놓는 것은 몰라도, 어디다 내 놓고 하는 정도의 재주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더니, “아이고 형님! 제가 보기에는 형님 글씨나 솜씨가 제 눈에는 최고입니다. 그리고 이웃 마을 정자에 걸어 둘 현판으로는, 형님 글씨가 걸려 있는 것이 제격입니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 모르겠다. 까짓것, 일단 한 번 해보지 뭐! 하고는 재료를 준비해서, 작업을 시작 했는데,
뜨거운 여름이 지나서 시작하려던 작업이, 그 놈의 성질은 급해가지고, 시작한 김에 후다닥 끝내 버렸다.
최근에는 바빠서 이런 서각 작품을 작업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작업을 하면서 내가 되레 즐거웠던 것 같다.
얼마 지나면 대기리 안반데기 정자에, 이 현판이 걸릴 것이며, 안반데기는,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말 그대로, “구름이 말없이 다가와서 고요히 머무는 곳”입니다.
이 안반데기를 가시려면, 여기 “왕산골한옥”을 거쳐서 갑니다. 누구도 좋으니 저하고 같이 한 번 가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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